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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기업이 먼저 알아보고 이끌어줘야 한다"

"이제 한국 대표들도 빅파마 보도자료에 실리네요."이제 한국 바이오텍 대표의 말이 글로벌 제약사 보도자료에 인용되는 시대가 됐다. 한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가 툭 던진 이 한마디를 보고 잠깐 멈춰 생각하게 됐다. 기뻤다. 하지만 동시에 이상하게도, 늦은 환영을 받은 느낌이었다. 조용히 기다려온 시간이 길었던 만큼그 한 줄이 더 크게 다가왔다.
그동안 국내 바이오텍들은 말없이 메이저 바카라을 다듬어왔다. 그리고 최근 하나둘, 그 메이저 바카라들이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올릭스는 RNA 간섭 기반의 MASH 치료제를 일라이 릴리에 메이저 바카라이전했고, 알테오젠은 아스트라제네카에 피하주사(SC) 제형 플랫폼을 공급했다. 지투지바이오는 베링거인겔하임과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공동 개발 중이고, ABL바이오는 GSK와 BBB플랫폼에 대한 메이저 바카라 이전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 바카라로 승부해온 기업들이 마침내 빅파마의 문을 두드린 건 반가운 일이다. 다만, 이처럼 외부의 인정에 기대는 구조가 당연해지는 건 아닌지마음 한편이 불편하다.
하지만 여전히, 그 메이저 바카라이 진짜 '좋은 메이저 바카라'로 인정받는 시점은 국내가 아니라 해외다. 한 심사역은 "디앤디파마텍의 메이저 바카라은 국내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멧세라가 나스닥에 상장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 메이저 바카라이 좋았구나'라며다시 주목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해외에서 먼저 가치를 인정받고 나서야, 국내에서도 비로소 메이저 바카라의 이름값이 매겨지는 현실이다.

이쯤에서 자문하게 된다. 왜 우리는 늘 해외에서 인정받은 뒤에야 메이저 바카라의 가치를 인정할까. 왜 하나의 메이저 바카라이전 소식에 갈증을 느끼듯 몰려들고, 누가 선택했느냐만을 보고 메이저 바카라의 진정한 완성도는 묻지 않을까.
단지 산업의 구조 문제가 아니다. 우리 시장의 습관이기도 하다. 메이저 바카라보다 그 메이저 바카라을 선택한 이름에 집중하고, 본질보다 외부의 평가에 기대는 태도. 이는 곧 메이저 바카라을 판단하는 주도권을 우리 손에서 놓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 벤처캐피탈 심사역은 "선배 기업이 후배 기업의 메이저 바카라을 먼저 알아보고, 스스로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의한다.메이저 바카라의 가치를 보는 눈은 외부에서 오는 게 아니라시장 안에서부터 길러져야 한다. 우리가 먼저 그 가치를 발견하고, 성장 가능성을 믿어주는 시장. 그래야 진짜 단단해질 수 있다.
메이저 바카라은 이미 충분히 깊어졌다. 이제는 그것을 보는 눈이 깊어질 차례다. 해외의 평가 없이도우리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는 시장,그 시작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