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사이트 히트뉴스

[마드리드(스페인)=황재선 기자]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와 씨젠과 아스텔라스가 공동 개발 중인 '슬롯사이트(성분 엔포투맙 베도틴)'병용요법이 항암화학요법으로 진행되던 요로상피암 1차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극했다. 이는 1980년대 항암화학요법이 이 적응증의 표준요법으로 설정된 지 약 30년 만의 변화다.

22일(현지 시각) 유럽종양학회(ESMO) 2023에서는 국소 전이성ㆍ진행성 요로상피암 1차 슬롯사이트를 연구한 'EV-302'임상 3상시험 결과가 공개됐다. 이 연구에는 PD-L1 발현 정도와 관련 없이 시스플라틴 또는 카보플라틴 함유 화학요법을 받을 자격이 있는, 이전에 슬롯사이트되지 않은 국소 전이성ㆍ진행성 환자 886명이 등록했다. 대조군은 젬시타빈+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병용군으로 설정됐다.

발표 연자를 맡은 토마스 폴스(Thomas Powles) 런던 퀸 메리 대학 유전종양학 교수(런던 바츠 암 센터장)에 따르면, '키트루다+슬롯사이트' 슬롯사이트은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독립적 중앙 맹검 평가에 의한전체 생존기간(OSby BICR) 중앙값이 31.5개월(95% CI : 25.4-NR)로, 대조군 16.1개월(95% CI : 13.9-18.3)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를 보였으며, 사망 위험은 53% 감소했다(HR=0.47, 95 CI : 0.38-0.58, P<0.00001).

또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제인 시스플라틴 적격성(eligibility) 및 PD-L1 발현 수준을 포함해 다양한 하위 그룹에 걸쳐 일관된 OS 결과를 보였다.

마찬가지로 또 다른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독립적 중앙 맹검 평가에 의한무진행 생존기간(PFSby BICR)에서도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PFS 중앙값은 키트루다+슬롯사이트 병용군에서 12.5개월(95 CI : 10.4-16.6)로, 항암화학요법군 6.3개월(95% CI : 6.2-6.5)의 약 2배에 해당했다. 질병 및 사망 위험은 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HR=0.45, 95% CI : 0.38-0.54, P<0.00001).

2차 유효성 평가변수인객관적 반응률(ORR)은 키트루다+슬롯사이트 병용군에서 68%(95% CI : 63.1-72.1, P<0.00001)로 나타났고, 화학요법군에서는 44%(95% CI : 39.7-49.2)를 보였다. 키트루다+슬롯사이트 병용군에서는 29.1%가완전관해(CR), 38.7%가부분관해(PR)를 보였으며, 항암화학요법군에서는 각각 12.5%와 35%로 나타났다. 키트루다+슬롯사이트 병용군은약물 반응기간(DoR)중앙값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키트루다+슬롯사이트 병용군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3등급 이상부작용(AE)은 반구진 발진(Maculopapular rash), 고혈당증, 호중구감소증, 말초 감각 신경병증, 설사 및 빈혈 등이었으며, 그 밖에 새롭게 발견된 AE는 없었다.

토마스 폴스 교수는 "전이성ㆍ진행성 요로상피암은 현재 환자들을 위한 슬롯사이트 선택권이 매우 제한돼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임상은 지금까지의 어떤 연구와도 다른, 요로상피암 슬롯사이트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프레지덴셜 세션(Presidential Session)의 토론자를 맡은 안드레아 아폴로(Andrea apolo) 미국 베데스다 국립보건원 박사는 "수십 년 동안 백금 기반 화학요법이 표준요법으로 활용돼 왔다. 이번 연구에서 키트루다+슬롯사이트 병용요법이 OS 측면에서 화학요법보다 우수한 치료법임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토마스 폴스 교수가 OS 데이터를 공개하자마자, 참가자들은 환호와 함께 기립박수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같은 세션에서 동일 적응증에 대해 바로 뒤 발표된 '옵디보(성분 니볼리주맙)와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젬시타빈+시스플라틴)' 병용 슬롯사이트 연구인 'CHECKMATE 901'3상은 임상에 성공했지만, EV-302 연구에 비해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33.6개월 중앙 추적 관찰 시점에서, '옵디보+항암화학요법' 슬롯사이트의 OS 중앙값은 21.7개월로, 대조군인 항암화학요법군(젬시타빈+시스플라틴) 18.9개월보다 개선됐으며, 사망 위험을 22% 감소시켰다(HR=0.78, 95% CI = 0.63-0.96, P=0.0171). 또 PFS 중앙값은 옵디보+항암화학요법 슬롯사이트 7.9개월, 항암화학요법군 7.6개월로, 질병 또는 사망에 관한 위험을 28% 감소시켰다(HR=0.72, 95% CI = 0.59-0.88, P=0.0012). ORR은 옵디보+항암화학요법 슬롯사이트이 57.6%, 대조군이 43.1%였다.

아폴로 박사는 "이 연구는 전이성 방광암 환자에서 항암화학요법과 면역요법의 조합을 사용해 OS의 개선을 보여준 최초의 연구"라며 "과거 티센트릭(성분 아테졸리주맙)과 키트루다를 활용한 연구가 OS의 통계적 개선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세션이 끝난 뒤 현장에서 만난 박인근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이번 발표에서 참가자들은 OS 발표에서 박수를 쳤는데, 그 이유는 약 30년 만에 1차 슬롯사이트의 판도가 바뀌었기 때문"이라며 "생존기간을 2배 가까이 연장시킨 것은 정말 드문 일"이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이어 "ORR, DOR 등 2차 유효성 평가변수도 나쁘지 않았고, PD-L1 발현 여부 및 시스플라틴 사용 가능 유무에 상관 없이 유의미한 효과가 있었지만, 토론자가 말했듯이 고가의 치료제인 키트루다와 슬롯사이트의 약가를 어떻게 환자가 감당할 수 있으며, 슬롯사이트이 가지는 신경 독성의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다"며 "아직 국내에서도 사용된지 2달이 채 돼지 않은 만큼, 독성 관리에 있어서도 임상의들이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EV-302 발표에 이어 공개된 옵디보와 젬시타빈 병용 3상 연구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키트루다와 슬롯사이트 병용요법이 옵디보와 젬시타빈 병용요법에 비해 모든 평가변수에서 더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준 것은 맞지만, 당뇨병ㆍ피부질환 등 부작용, 비용 문제로 슬롯사이트 병용군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는 여전히 의미있는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3차 치료로 주로 사용되던 슬롯사이트과 2차 치료로 사용되던 키트루다가 1차 치료로 넘어온다면, 차기 2차 치료는 어떤 옵션이 주어질 지도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현재 1차 치료로 사용되는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 병용요법이 2차 치료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슬롯사이트과 항암화학요법의 작용기전이 달라,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