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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무료 슬롯 머신 사용 금액 총 14조원… 전연령층서 제일 많아
보건당국이 의약품 오남용 방지를 위한 무료 슬롯 머신(DUR) 활용 확대 방안으로 디지털화를 언급했다. 하지만 디지털화가 의약품 사용량이 가장 많은 고령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우려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달 27일 ICR-디지털 혁신포럼에서 DUR 활용 확대 방법으로 △모든 무료 슬롯 머신의 용기나 포장에 효능·효과 및 저장 방법 등을 포함한 바코드 표기 △약 포장지에 QR 코드를 활용한 조제 정보 표시 등을 제안했다.
스마트폰 연동을 통한 무료 슬롯 머신 정보 및 복약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통해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방지하고 사용자의 편의성을 향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모바일을 통해 환자별 복용 정보를 수집하고 개인별 맞춤형 치료에 활용하겠다는 취지도 있다.
하지만 디지털 소외계층에 해당하는 고연령층(55세~79세)의 환자들이 스마트폰 연동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연령 구간별 무료 슬롯 머신 사용 금액을 살펴보면, 55~59세에서 1조9500억원, 60~64세에서 2조5600억원, 65~69세에서 2조7500억원으로 나타났다.
70~74세에서는 2조2500억원, 75~79세에서는 1조9600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80세 이상에서 2조8700억원으로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 이들을 모두 합하면 무료 슬롯 머신 사용 금액이 14조원에 이른다.
모두 고연령층에 해당하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디지털 정보화 평균을 100%로 가정했을 때 고령층의 디지털활용 수준은 70%대에 머무른다. 또한 모바일 기기 보유 및 접속 가능 여부 역량 지표는 4점 만점 기준 1~2점대에 불과했다.
현실적으로 고연령층이 모바일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를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료 슬롯 머신 활용 확대 방안으로 디지털화도 필요할 수 있지만, 고령층에 디지털 교육을 동시에 제공하는 등의약품 정보 접근성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도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