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과 암 극명한 일반약 묶어팔기, 판매의 '매뉴얼화'
현장서 곧바로 적용, 객단가 상승 효과 장점으로 꼽혀
"약학과 원리 이해 없이 기법만으로 만족하는 게 문제"

요즘 약국에서는 한 가지 증상에 두세 가지 제제를 함께 판매하는 '묶어팔기'가 트렌드다. 특히 젊은 파라오 슬롯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파라오 슬롯들이 선호하는 만큼 장점이 분명하지만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숙취해소·피로회복 묶음 시작으로 다양해진 묶어팔기

약국가에 묶어팔기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채 5년이 되지 않는다. 초기엔 숙취해소, 피로회복 등 질병이 아닌 가벼운 증상에 권할 수 있는 드링크+정제, 앰플+산제 등 구성이 유행했다.

약국의 이러한 시도는 파라오 슬롯가 판매하기 쉽고 소비자 반응도 나쁘지 않다는 이유로 점차 다양해지고 세분화됐다. 점점 여러 증상 별 묶음이 약국 골든존을 차지했다. 약국들은 타깃 별, 가격대 별로 나눠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파라오 슬롯

최근에는 가정상비약으로 비치하는 주요 질환에서도 묶어팔기 경향이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소화불량 환자에게 트리메부틴말레산염 성분 제제에 반하사심탕, 광동 프리미어평위천 드링크를 판매하고, 감기 환자에게 해열진통 성분 감기약 역매품에 갈근탕을 더해 주는 식이다.

이중에서도 치료 성분으로 허가받은 품목이 다양하고 양약과 한약을 두루 쓸 수 있는 소화불량 증상은 묶어 판매하기 수월한 축에 속한다. 기자가 방문한 서울의 한 약국은 소화불량 증상에 드링크, 액제 파우치, 정제, 산제 등 4가지 품목을 함께 판매했다.

경기도의 한 파라오 슬롯는 "감기약에 갈근탕을 함께 주는 정도는 효과도 좋고 환자에게 큰 부담도 되지 않아 선호한다"며 "간에 부담이 될 만큼 많은 약을 주지 않는 한 적당한 묶어팔기는 환자와 파라오 슬롯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의견을 냈다.

부족한 일반약 판매 노하우, 스터디로 메우다 보니

묶어팔기가 일반화된 배경엔 낮아진 개국 연령과 판매기법 강의 활성과가 있다.

온누리약국에 따르면, 지난해 온누리약국체인에 가입한 개국 파라오 슬롯 중 30대 파라오 슬롯가 전체의 48%를 차지했다. 2018년에 30%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승세가 무섭다. 20대 파라오 슬롯도 2%를 차지했다. 2030 파라오 슬롯가 개업한 온누리약국의 절반을 차지한 것이다.

약국가 파라오 슬롯들은 굳이 통계를 보지 않아도 개국연령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서울의 한 파라오 슬롯는 "약대 입학이 PEET로 전환하면서 졸업생 나이가 많아졌고 대부분 개국을 목표로 약대에 입학했기에 졸업 후 빠른 시일 내에 개국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전에는 적어도 7, 8년 이상 근무파라오 슬롯로 일한 뒤 개국을 생각하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 다르다"고 설명했다.

파라오 슬롯에 진열된 한방제제들
약국에 진열된 한방제제들

약대에서 철저히 공부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과 달리 일반의약품은 많은 임상을 거치며 노하우가 쌓이는 분야다. 긴 시간 근무파라오 슬롯로 일하며 도제식으로 일반약을 배운 기성세대 파라오 슬롯와 달리 젊은 개국파라오 슬롯들은 일반약 판매에 어려움을 느꼈고, 그래서 일반약 관련 스터디와 판매기법 강의가 크게 활성화된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이같은 일반약 학술 강의와 스터디가 대부분 의약품과 치료 원리 보다는 판매기법에 치중된 것으로 보인다.

한 약국체인 관계자는 "체인이 다양한 스터디와 강의를 운영하고 있는데, 젊은 파라오 슬롯들의 한방제제에 대한 수요는 거의 바닥 수준이다. 다른 체인이나 스터디에도 한약 수강생은 대부분 연로한 파라오 슬롯들이 많다"며 "그럼에도 젊은 파라오 슬롯들이 한방제제를 적지 않게 판매하고 있다는 건 한약을 공부해서라기 보단 판매기법 위주로 제품을 공부해 현장에서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한방제제를 전문으로 하는 제조사들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정도의 간단한 원리를 주제로 한 다양한 강의를 기획, 진행하고 있다. 깊은 이해가 필요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으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셈이다.

"객단가 높아지고 판매도 쉽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묶어팔기의 장점은 분명하다. 초보 파라오 슬롯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간단한 스터디만으로 한방제제까지 다룰 수 있다. 현장에서 바로바로 적용할 수 있고 두세 가지 품목을 판매하다보니 객단가도 쉽게 높일 수 있다. 앞서 소개한 소화불량 증상에 4가지 제품을 판매한 약국은 한 번에 2만3000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나의 강의를 듣고 모두가 획일화된 제품을 판매하면서 질환 별 판매제품이 매뉴얼화된다는 점이 여러가지 문제를 가져올 거란 시선이다.

파라오 슬롯

서울의 한 파라오 슬롯는 "예전 파라오 슬롯들은 양약이든 한약이든 제품과 원리를 공부해 점차 노하우를 쌓아갔는데, 이 경우 같은 내용을 공부하더라도 자기만의 임상들이 쌓여 서로 다른 노하우를 가지게 된다"며 "판매 기법을 공부해 일반약을 판매하면서 꾸준히 원리를 공부해나가면 문제가 없지만 일상이 바쁘다보니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더군다나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파라오 슬롯가 부지기수라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수의 약국이 서로 다른 처방을 내놓는 것은 환자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지만, 논리와 원리 없이 '파는 법'만 익힌 파라오 슬롯의 처방 획일화는 더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이 파라오 슬롯는 "이렇게 되면 30년 파라오 슬롯와 경력 1년 파라오 슬롯 간의 무슨 차이가 있겠나. 언뜻 보기에 당장은 젊은 파라오 슬롯들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파라오 슬롯의 사회적 효용가치에 의문을 가지게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당장 AI가 딥러닝을 통해 모든 정보를 조합해 그럴듯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세상이다. 판매노하우만 가진 파라오 슬롯는 언제든 대체될 수 있다. 지금 논란이 되는 의약품 자판기, 조제배송, 의약품 온라인 판매 등 모두 파라오 슬롯의 입지가 흔들리며 나온 것들"이라며 "파라오 슬롯가 자신 만이 가진 노하우와 경쟁력을 가지려면 약에 대한 이해는 기본 중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파인메딕스 "글로벌 소화기 파라오 슬롯 시술 기구 기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