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핀라자·에브리스디 사전파라오 슬롯율 절반 넘지못해
운동기능 평가·처방 용량 제한 개선 요구

척수성 근위축증(SMA)치료제 '스핀라자주(성분 뉴시너넨)'와 '에브리스디건조시럽(성분 리스디플람)'의 급여기준이 확대됐지만 사전 파라오 슬롯율이 절반을 넘지 못하는 가운데 환자들이 이에 대한 개선점을 요구하고 있다.
의약품 사전파라오 슬롯제
고위험ㆍ고비용이거나 대체 불가능한 행위 및 약제 항목에 대한 요양급여 적용 여부를 사전에 심의하는 제도다. 건강보험의 재정 건전성 확보와 고가의 희귀질환 치료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치료제 사용에적합한 환자인지를 판단한다.
사전파라오 슬롯이 적용되는 약제에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과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에 사용하는 '솔리리스주', SMA 치료제 '스핀라자주', 저인산효소증 치료제 '스트렌식주', 솔리리수 후속약제인 '울토미리스주', SMA 치료제 '졸겐스마주' 등이 있다.
이들 중 작년 10월 급여가 신설된 에브리스디와 급여기준이 확대된 스핀라자의 SMA 치료제 사전파라오 슬롯 기준이 오히려 환자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심평원에서 공개한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의 사전 파라오 슬롯 결과에 따르면, 에브리스디는 사전 파라오 슬롯 신규 신청 12건 중 7건이 불파라오 슬롯 판정을 받았다. 스핀라자의 경우 신청 14건 중 8건의 불파라오 슬롯과 1건의 자료보완 조치 결과가 나왔다. 두 약제 모두 파라오 슬롯율이 절반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환자단체는 사전파라오 슬롯 기준 중 스핀라자의 운동기능 평가 부분과 에브리스디의 용량 제한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스핀라자는 급여기준 확대로 기존 '해머스미스 영유아 신경 검진'과'해머스미스 운동기능척도 확장판'에 더해 '신경근육질환 검사 및 상지기능검사'가 추가됐다.
하지만 해당 운동기능 개선의 호전이 입증되지 않아 사전 파라오 슬롯이 불파라오 슬롯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직접 본인의 동영상을 찍기도 어려운 상황에 기능 호전을 평가하는 기준을 모르겠다"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심평원 관련 부서는 "운동기능평가도구별 개선 정의는 △스핀라자주 임상시험△제외국기준△운동기능평가도구 관련 논문 등을 종합적으로 참고하고 있다"며 "전문가 자문회의체의 논의를 거쳐 평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브리스디는용량 제한을 완화해달라는 의견이다. 급여기준에 따르면, 에브리스디는 원내처방을 원칙으로 하며 장기 처방 시 1회 처방 용량은 최대 2병이다.
환자들은 "체중에 따라 맞춤 용량을 처방받는데 급여기준대로라면 20㎏ 이상의 환자들은 3주에 한 번씩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며 "절반이 걷기조차 힘든 3형 환자들의 경우 내원에 부담감을 느껴 접근성이 떨어지니 기준 및 용량을 완화시켜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은 "에브리스디는고가의 경구 약제로서 △자가 투여△투여 중 손실△약제 보관 등에 대한 우려사항이 존재한다"며 "신규 등재 후 기간이 길지 않았고, 동일 약제 급여 투여 중인 환자가 소수임을 고려해 충분한 모니터링을 통해 처방 용량 기준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재정 건전성 확보 등을 이유로 사전파라오 슬롯이 필요하다는 심평원과 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해 사전파라오 슬롯 개선을 요구하는 SMA 환자들 간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