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8월 22일 '파라오 슬롯+리브리반트' 요법 심사 결과 공개 예정
항종양∙뇌전이 효과, 한국인 데이터, 복약 편의성, 접근성 장점

파라오 슬롯

국산신약 31호, 3세대 EGFR 변이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파라오 슬롯(성분 레이저티닙)'의 미국 진출 여부가 오는 8월 22 결정될 예정으로, 파라오 슬롯가글로벌 블록버스터 약제로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라오 슬롯의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 얀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자사 리브리반트(성분 아미반타맙)와 파라오 슬롯 병용요법을 EGFR 변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차 치료제로 품목허가 신청했으며심사진행 중이다.

이번 허가 신청은 작년 '유럽종양학회(ESMO) 2023'에서 공개된 '마리포사(MARIPOSA)'임상 3상 연구의 중간 결과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2023년 ESMO파라오 슬롯 유한양행 임원진들이 마리포사 연구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효영 임상의학본부장, 이영미 R&BD 본부장, 김열홍 사장, 조욱제 대표, 오세웅 중앙연구소장 / 사진=황재선 기자
2023년 ESMO에서 유한양행 임원진들이 마리포사 연구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효영 임상의학본부장, 이영미 R&BD 본부장, 김열홍 사장, 조욱제 대표, 오세웅 중앙연구소장 / 사진=황재선 기자

마리포사 연구는 '파라오 슬롯+리브리반트군', '타그리소군', '파라오 슬롯군'을 2:2:1의 수로 배정해 진행한 3상 임상시험으로, 일차유효성평가변수는 독립적 중앙 맹검 평가에 의한 무진행 생존기간(PFS by BICR)이었다.

중앙 추적 기간 22개월 시점의 PFS는 파라오 슬롯+리브리반트 병용군이 23.7개월(95% CI : 19.1-27.7)로, 타그리소군의 16.6개월(95% CI : 14.8-18.5)보다 약 7.1개월의 개선을 보였으며,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HR=0.70, 95% CI = 0.58-0.85, P<0.001).

이들 병용요법의 허가심사 결과가 내달 22일 공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에서 이미 1차 단독요법 치료제 지위를 획득한 '파라오 슬롯'의 특장점에 다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라오 슬롯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여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항종양 효과 △뇌혈관장벽(Blood Brain Barrier·BBB) 투과 △한국인 특화 △복약 편의성 △건강보험 혜택 △사회적 기여 등이다.히트뉴스는 '육각형 항암제'로 조명되고 있는 파라오 슬롯의 여섯 가지 강점을 살펴봤다.

강점 1항종양 효과

파라오 슬롯의 항종양 효과 / 그래픽 = 황재선 기자
파라오 슬롯의 항종양 효과 / 그래픽 = 황재선 기자

파라오 슬롯는 글로벌 3상 임상인 LASER301 연구를 통해 기존 1세대 EGFR TKI인 게피티니브 대비 유의미한 항종양 효과 개선을 입증했으며, 하위변이 유형에 관계없이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

LASER301 임상시험은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 없는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파라오 슬롯 393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13개국의 96개 시험기관이 참여했다.

LASER301 임상의 전체 파라오 슬롯군 mPFS 데이터
LASER301 임상의 전체 파라오 슬롯군 mPFS 데이터

2022년 ESMO ASIA에서 발표된 임상 중간 결과(데이터 컷오프 2022년 7월 29일)에 따르면, 파라오 슬롯는 전체 환자군을 대상으로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 20.6개월을 달성했다. 이는 게피티니브 투여군 9.7개월보다 2배 이상 개선된 수치로, 사망 및 질병 진행을 55% 감소시킨 결과다(HR 0.45, 95% CI 0.34-0.58, p<0.001).

아시아 환자군 하위 분석에서도 파라오 슬롯 투여군의 mPFS 20.6개월, 대조군 게피티니브 투여군 9.7개월로 일관되게 나타났다(HR 0.46, 95% CI 0.34-0.63, p<0.001). EGFR 변이는 서양에 비해 아시아인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EGFR 하위 돌연변이 유형에서도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 엑손19 결손 변이 환자 하위분석에서 파라오 슬롯군과 게피티니브군은 mPFS가 각 20.7개월, 10.9개월을 나타냈고(HR 0.46, 95% CI 0.33-0.65, p<0.001),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잘 알려진 L858R 치환 변이 환자군에서는 각 17.8개월, 9.6개월을 나타냈다(HR 0.41, 95% CI 0.27-0.62, p<0.001).

강점 2뇌혈관장벽(BBB) 투과

파라오 슬롯의 뇌전이 효과
파라오 슬롯의 뇌전이 효과

폐암은 호흡 기능으로 인해 암세포가 원발 부위인 폐에만 머무르지 않고 몸 곳곳으로 전이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뇌전이 빈도가 잦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렇기에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있어 약제가 뇌혈관장벽(BBB)을 얼마나 잘 투과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다.

학계에 따르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파라오 슬롯의 약 24%는 진단 시점에 이미 뇌전이가 동반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뇌전이가 없던 파라오 슬롯의 50%도 폐암 진단 후 3년 이내에 뇌전이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ASER301 임상의 중추신경계(CNS) 전이 파라오 슬롯 대상 두개강 내 mPFS(miPFS) 데이터 
LASER301 임상의 중추신경계(CNS) 전이 파라오 슬롯 대상 두개강 내 mPFS(miPFS) 데이터

파라오 슬롯는 기존 1, 2 세대 치료제의 한계로 지목되던 BBB 투과도에서 개선을 보였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측정 가능하거나 측정 불가능한 중추신경계(CNS) 전이 환자 86명 대상으로 한 하위분석에서 파라오 슬롯는 전이 여부에 관계없이 두개강 내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iPFS) 28.2개월을 달성했다. 이는 게피티니브 투여군 8.4개월 대비 약 3배 연장시킨 결과다(HR 0.42, 95% CI 0.20-0.89, p=0.02).

두개강 내 객관적 반응률(iORR)도 파라오 슬롯군은 94.4%로, 게피티니브 투여군 73.3% 보다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OR 6.18, 95% CI 0.61–62.83, p=0.124).

강점 3한국인 특화

LASER301 임상에는 전체 393명 파라오 슬롯 중 172명이 한국인이었다. 
LASER301 임상에는 전체 393명 파라오 슬롯 중 172명이 한국인이었다.

LASER301 임상에는 한국인만 별도로 하위 분석이 가능할 정도 많은 국내 파라오 슬롯들이 참여했다. 전체 393명 파라오 슬롯 중 172명이 한국인이었다.

한국인 하위 분석 결과는 전체 환자 분석과 일관되게 나타났다. 분석 결과, 파라오 슬롯는 한국인 환자 대상으로 mPFS 20.8개월을 보이며, 게피티니브 투여군 9.6개월보다 연장된 결과를 보였다(HR 0.41, 95% CI 0.28-0.60, p<0.001).

이 중 엑손19 결손 변이 보유 파라오 슬롯 투여군의 mPFS는 23.3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12.3개월로 나타났고(HR 0.43, 95% CI 0.26-0.72, p<0.001), L858R 치환 변이 환자에서는 각 17.8개월, 9.6개월로(HR 0.36, 95% CI 0.20-0.63, p<0.001) 나타나며 기존 치료 옵션 대비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통상 타 약제들은 3상 임상 내에 충분한 한국인 환자가 포함돼 있지 않아, 아시아인 하위 분석을 통해 간접적으로 국내 환자에 미칠 영향을 유추하곤 한다. 이 점에서 자유로운 파라오 슬롯는 한국인 특화약제로 소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점 4복약 편의성

치료를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중요한 항암 치료에서 복약 편의성은 중요한 요소다. 경구제인 파라오 슬롯는 권장 용량이 하루 3알(각 80㎎, 총 240㎎)을 섭취하도록 돼 있다. 환자 개인이 하루 중 복용하기 편한 시간대를 맞춰 매일 동일한 시간대에 복용하면 된다. 의료기관에 방문해 투여해야 하는 주사제에 비해 통증도 없고, 복용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파라오 슬롯 240mg, 160mg 용량 조절에 따른 PFS
파라오 슬롯 240mg, 160mg 용량 조절에 따른 PFS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 있는 항암 치료에 있어 유연한 약제 용량 조절이 가능한 지도 중요하다. 파라오 슬롯는 이상반응 관리가 필요하다면 의료진 판단 하에 하루 복용량을 2알(160㎎)로 줄여 치료를 유지하고, 이후 증상이 개선되면 다시 용량을 3알로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임선민 교수는 히트뉴스에 "항암 치료에 있어 경구제는 환자의 투약 부담이 비교적 낮고 편리하며 특히 용량 조절 가능한 점은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해서 약제를 임의 중단하거나 다른 약제로 변경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파라오 슬롯를 복용하는 일부 환자에게서 경미한 손발저림이 나타난 경우 의료진 상담과 처방에 따라 용량을 3알에서 2알로 조정하면 항종양 효과는 저하되지 않고 유지되면서 이상반응을 충분히 조절하고 내약성을 향상할 수 있어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강점 5파라오 슬롯 접근성

파라오 슬롯는 타 약제에 비해 환자 접근성이 빠르게 개선된 약제 중 하나다. 2021년 1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국내 처음 허가된 이후 같은 해 7월 건강보험 급여등재에 성공했다. 또, 2023년 6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한 이후에도 역시 반년만인 2024년 1월에 급여가 확대 적용됐다.

현재 파라오 슬롯의 약가는 정당 6만 3370원으로, 하루 3알 복용 기준 4주 약가는 532만 3080원이다. 환자는 진료비 및 검사비 항목을 제외하고 약가의 5%(약 26만원)만 부담하면 되는 상황이다.

강점 6사회적 기여

일반적으로 고가 항암제는 허가돼도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으면 실제 처방이 어려운 실정이다. 연간 수천만원에 달하는 약제비를 파라오 슬롯가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한양행은 파라오 슬롯의 1차 치료 적응증 확대와 함께 2023년 7월 무렵부터 조기 무상 공급 프로그램(Early Access Program· EAP)을 시행했다. 이에 국내 2, 3차 의료기관에서 파라오 슬롯가 무상으로 환자들에게 제공되기 시작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2023년 12월 말까지 900여 명의 파라오 슬롯들이 EAP에 등록돼 무상 치료 혜택을 받았고, 그 규모는 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유한양행 김열홍 R&D 총괄 사장은 히트뉴스에"파라오 슬롯의 1차 치료 적응증에 보험 급여가 언제 적용될지 예상할 수 없는 당시 상황에서 급여 적용되기까지 EAP를 제한 없이 시행하겠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결국 창업자 고(故) 유일한 박사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와 환자를 우선으로 생각하자는 일념이었다"며 "그간 3세대 EGFR TKI 약제 급여 소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의 절박한 요구가 있었던 만큼, 반년 만에 환자 분들의 부담을 덜게 된 것은기쁜 일이었다. 앞으로도 유한양행은 환자들의 건강회복과 질병극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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